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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단식 존엄사

by 건강을위한 2024.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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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존엄사
21세기 의학의 발전은 수명 연장뿐 아니라 중증 질환으로 위기에 처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안겼다. 그러나 치료를 받고도 아픈 몸에 꼼짝없이 붙들려 지내는 사람 또한 늘어났다. 아직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거나, 어떤 한계에 부딪혀 그저 연명 상태에 지체해 있는 것이다. 스스로는 먹을 수도, 걸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삶. 진통제 없이는 버틸 수 없고, 본인뿐 아니라 가족까지 침몰시키고 마는 삶.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이 아닌, 벗어날 수 없는 지옥을 견디며 사는 삶. 이 책은 바로 그런 삶을 사는 당사자와 그 가족에게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그리고 묻는다. 우리에게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있는가? 혹은 타인의 선택을 제한할 자격이 있는가? 재활학과 의사인 저자 비류잉은 의료 현장에서 일하며 겪은 사례와 함께 치매, 유전병 등으로 고통스러운 여생을 보냈던 가족 및 지인들의 삶을 풀어놓는다. 타이완의 내정부 통계에 따르면 사망 전 건강하지 않은 상태(와상 상태, 타인의 돌봄이 필요한 상태)로 보내는 여명이 평균 8.47년에 달한다고 한다. 당사자가 의사 표현이 불가능하다면 모든 선택은 보호자에게 달려 있고, 환자 본인이 사전에 연명의료 거부 의사를 밝혔더라도 가족들이 끝내 반대하면 병원에서는 의료 분쟁을 피하기 위해 무의미한 치료를 멈추지 못한다. 너무 사랑해서, 혹은 도리를 다해야 한다는 이유로 차마 포기하지 못하는 마음이 의도찮게 환자를 더 힘겨운 상황으로 내모는 것이다. 옴짝달싹 못 한 채 관을 통해 영양분을 섭취하고 욕창에 시달리는 환자 본인도 고생이지만 그걸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의 고통 또한 크다. 호주의 구달 박사와 타이완의 유명 방송인 푸다런 선생은 존엄하게 삶을 끝내는 방법으로 스위스에 가서 안락사하는 것을 택했다. 이는 까다로운 심사와 함께 물리적으로 시간과 비용이 크게 드는 일이기에 일반적인 선택지가 못 된다. 아무리 완화의료로 환자의 고통을 덜어준다 하더라도 분명한 한계는 있다. 평생 죽음의 공포를 연구해온 어빈 얄롬 박사 또한 막상 아내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아내 매릴린은 강력한 진통제에 의지하다가 결국 의사의 도움을 받아 조력사망했다.
저자
비류잉
출판
글항아리
출판일
2024.07.19

 

존엄사...어려운 주제.

이전에 호스피스 관련 공부를 하면서 slippery slope 현상을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지 걱정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집에서 '자연사'하는 방법으로 '단식'을 말하고 있다.

재활의학과 의사인 저자가 본인의 어머니가 <단식 존엄사>를 통해 영면에 드는 과정을 적었다.

책의 앞부분은 가족사에 대한 내용이 주이고, 후반부에 <단식 존엄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다.

타이완의 법률이나 전통에 대한 부분들은 우리 현실과 차이가 있어 해당 부분은 자세히 보지 않았다.

 

약 2주에서 4주가 걸리는 <단식 존엄사> 과정에서 환자의 생명이 꺼져가는 모습을 읽으며 이런 고통이 과연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가족들의 마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하나, 피부가 더욱 건조해질 수 있으니 로션을 잘 발라주고 특히 다리에 신경 쓰기.
둘, 끼니마다 오일을 섭취하도록 해 위장을 윤활하게 하고 변비 예방하기.
셋, 중형 사이즈 면봉으로 입안을 깨끗이 하고 입술을 촉촉하게 하기.
넷, 정기적으로 체위를 변경해주고 피부를 가볍게 두드려 욕창 예방하기.
다섯, 탈수 증상이 나타나면 미열이 날 수 있으니 수분을 보충하거나 해열제 복용하기.
여섯, 피부 마사지와 수동 관절운동으로 사지가 굳거나 쑤시지 않게 하기.
일곱, 말기에 기저귀를 차면 압박 배뇨 해주기. 손가락으로 변을 긁어내거나 글리세린 관장하기.
여덟, 임종 때는 매우 예민해지므로 자극적인 환경을 조성하지 말고 부드럽게 대하기.
아홉, 청각이 가장 늦게 소실되므로 가볍게 손을 잡고서 귓가에 나지막이 말하기.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작별 인사 하기. 

 

 

'생전 장례식'- 환자가 생존해 있을 때에 그의 생을 정리하고, 그의 말을 들어주고, 그가 남기는 말을 가족들이 경청할 수 있는 자리.

 

Voluntarily Stopping Eating and Drinking: A Compassionate, Widely Available Option for Hastening Death.


 

나는 무신론자다. 교회에서 기도하거나 절에서 향을 피우지 않고 조상께 제사를 지낸 적도 없다. 나는 하루하루가 평범하면서 특별하다고 생각해 명절을 딱히 쇠지 않는다. 지구와 태양은 광대한 우주에서 모래 한 알에 지나지 않는데 나라는 존재는 또 뭐란 말인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유한한 삶 속에서 존귀하고 책임감 있게 하루하루 사는 것이다. 우연히 태어나, 필연적으로 죽는다. 죽음에 초연했던 어머니는 가장 소중한 수업을 해주셨다. 나 또한 이곳에 밝히겠다. (...) 어느 날 몸이 노쇠해 고통만 남았을 때 중환자실에 들어가지 않고, 응급 처치를 받지 않고, 튜브를 삽입하지 않고, 죽은 뒤에는 어떤 의식도 하지 않도록 하여 지전 한 장 태우지 않고 한 줌의 먼지로 돌아가겠다. 
<저자의 남동생인 비헝대 교수의 글>

 

 


 

오래전 읽었던 책이 생각나서 다시 들춰보았다.

정말이지...어떻게 죽을 것인가?!

 

https://salutaris.tistory.com/32

 

어떻게 죽을 것인가

늘어만 가는 요양병원과 요양원들, 그리고 그곳에 통나무처럼(이런 표현을 부디 이해해주십시오) 누워계시는 분들을 보며 느꼈던 답답함…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방법’ 이란 책을 읽고

salutari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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