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평탄'해지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닌가는 모르겠지만,
어느 나라를 가나 대도시는 별 차이 없이 비슷하게 느껴지기는 한다.
알고리즘은 어떤 세상을 만들고 있는 걸까?
스스로 '인간적 큐레이션'을 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날 우리는 온갖 알고리즘과 마주하고 있다. 이들 각각의 알고리즘은 우리가 답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기도 전에 우리가 지금 생각하고 찾고 바라는 것을 앞서 추측해내려 한다.
p.12
필터월드에서 번성하는 문화는 접근이 쉽고 반복 가능하면서 참여를 부추기고 주변 어디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것들이다. 이런 문화는 광범위한 청중과 집단에 공유되며, 이들은 자기 나름의 목적에 맞춰 문화를 살짝 바꾸어 적용하기도 한다. 또한 이런 문화는 가볍고 일반적인 것들이어서 그저 무시하고 지나치거나 어느새 그 존재감이 옅어져, 찾아보기 전까지는 눈에 띄지 않은 채로 넘어갈 수 있지만 일단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 어디서든 쉽사리 찾아볼 수 있다.
...
필터월드의 문화는 그 문화적 가공물이 말 그대로 똑같지 않더라도 동질감이 팽배해 있다는 점에 그 특징이 있다. 이 문화는 지루해지는 시점까지 그 생명을 이어 나간다.
p.16
#취향의일치
#HarmonizationOfTaste
#평준화
#Flattening
: 동질화, 평이함 속으로 와해되어가는 현상
1장_추천 알고리즘의 등장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페이스북 피드의 작동 원리는 결국 식품 제조업체가 어떤 재료를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와 마찬가지로 상업적 결정이라는 점이다.
p.42
#Algospeak
#알고스피크
: 알고리즘이 영상을 차단하거나 순위를 뒤로 미룰 가능성이 높은 단어를 돌려서 언급하는 '완곡한 표현 euphemism'
2장_개인적인 취향의 몰락
기계학습 알고리즘이 바에 걸어 들어갔다.
바텐더가 '무엇을 주문하시겠어요?'라고 묻자,
알고리즘이 이렇게 말했다.
'다른 사람은 모두 뭘 주문하죠?'
여기서 핵심을 찌르는 부분은 알고리즘 문화에서 올바른 선택이란 늘 다른 사람 대다수가 이미 선택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p.83
취향이라는 말은 우리가 문화를 어떻게 평가하고 문화와 맺고 있는 관계를 어떻게 판단할지를 나타낸다. 무언가가 취향에 맞는다면 우리는 그것과 가깝다고 느끼고 동일시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한다.
p.87
필터월드의 수많은 다른 측면과 마찬가지로, 알고리즘 인터페이스는 중립적이며, 당신의 개인적 취향을 정확히 반영하고 강화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인터페이스는 결코 중립적일 수 없다.
p.115
-- 많은 것이 경제/정치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Instagrammability
#인스타그래머빌리티
: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하다는 의미
3장_알고리즘의 세계화
4장_인플루언서 경제
5장_필터월드에 대한 규제
사용자는 추천 알고리즘과 피드의 손아귀에 있다. 알고리즘과 피드는 인간이 발명했고 인간이 힘을 부여했으나 인간이 기대한 역할을 훌쩍 넘어선 프랑켄슈타인 같은 존재다. 우리는 추천 알고리즘과 피드를 통제하지도, 영향을 미치지도 못한다.
p.297 <생명을 위협하는 알고리즘>
하지만 오늘날의 인터넷은 그 어느 때보다도 획일적이다. 개별 웹사이트는 끊임없이 흐르는 피드에 포함되었고, 모든 콘텐츠는 비슷해 보이는 몇 개의 틀에 맞춰야 한다. 콘텐츠 창작자에게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플랫폼 자체는 점점 서로 닮아가며 비슷하게 작동한다. 우리의 선택지는 좁아지다 못해 숨이 막힐 지경에 이르렀다.
p.312
6장_인간적 큐레이션을 찾아서
하지만 필터월드에서는 문화가 디지털 플랫폼 구조에 의해 좌우되고 있으며, 몇 개의 미학적 양식을 지루할 정도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은 플랫폼의 세계화와 독점화가 빚어낸 결과다. 필터월드는 근본적이고 피할 수 없는 하나의 현실로 귀결된다. 인류 역사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똑같은 것을 경험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똑같은 콘텐츠는 피드를 통해 곧바로 퍼져나가 개인이 갖고 있는 스마트폰 화면에 이르게 된다. 모든 결과는 바로 이 사실에서 비롯된다.
...
필터월드에 맞서려면 우리는 스스로 큐레이터가 되어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대상에 대한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 통제권을 되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당신은 개인적인 선택을 내리고 의도적으로 자기가 몰두할 수 있는 문화적 대상을 찾으면 된다. 이는 당신을 새로운 방향으로, 하지만 더 독립적인 결정으로 이끌 것이다.
p.419
출판사 서평>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똑같은 세상,
필터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인터넷이 우리의 일상에 스며든 지 수십 년이 지났고, 오늘날 우리는 모든 곳에서 기술의 발전을 느낄 수 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소셜 미디어에 접속하면 보고 싶은 영상이나 이미지를 힘들게 찾지 않아도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영상이나 최근 유행하는 릴스가 자동으로 나온다. 아마존 같은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면 내가 최근 구입한 물건, 나에게 필요할 물건들이 나의 선호도에 따라 자동으로 나열되고 추천된다. 휴가를 떠나 낯선 풍경을 즐기다가도 언제든지 구글 지도 같은 앱을 켜고 검색하면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의 카페를 찾을 수 있다. 바쁜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소파나 침대에 드러누워 넷플릭스나 유튜브 앱에 접속하면 내가 보고 싶었던 드라마나 유튜버의 영상이 초기화면에서 나를 반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힘들고 귀찮게 찾아다닐 필요 없는 매우 편리한 세상이다. 하지만 과연 이 편리함이 좋은 것이기만 할까?
저자는 오늘날 인터넷 어디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우리가 답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기도 전에 우리가 지금 생각하고 찾고 바라는 것을 앞서 추측해 내 결과를 내놓는 것은 사실 경계해야 할 일이며, 편리함에 빠져 자유 의지와 주체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트렌디한 카페부터 도시 경관, 틱톡과 넷플릭스 피드에 이르기까지, 알고리즘은 우리의 경험과 선택을 지배하게 되었고, 어느새 우리는 똑같은 것에 열광하고 똑같은 것을 소비한다. 똑같은 취향을 강요하는 알고리즘의 영향력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비슷비슷한 분위기의 카페와 노출된 벽돌 인테리어, 심지어 크고 작은 도시에 있는 에어비앤비 숙소의 현대적인 가구에서까지 느낄 수 있다. 알고리즘은 이렇듯 지난 10년 동안 우리의 모든 것을 서서히 장악해 나갔다.
카일 차이카는 이처럼 인류를 점점 더 조여오는 알고리즘 네트워크를 ‘필터월드 FILTERWORLD’라고 이름 지었다. 거대 기술 기업은 이윤을 위해 사용자의 경험을 축소하는 결정을 내리고, 사용자는 자신의 욕구와 취향을 예측하려고 시도하는 알고리즘과 끊임없는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우리의 취향과 행동과 감정을 컴퓨터에 온전히 맡기는 것은 매우 편리한 일이지만, 자유의지라는 개념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의 디지털, 물리적, 심리적 공간의 가장 깊은 곳까지 침투하는 알고리즘의 이면을 속속들이 파헤친다. 이제 알고리즘은 문화의 소비뿐만 아니라 문화의 생산에까지 동질성을 퍼뜨리고 있다. 그렇다면 동질성이 우리의 인간적 특성인 독창성과 혁신을 대체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인터넷에서 개인은 자유로울 수 있을까? 우리는 과연 알고리즘에서 벗어나 자유의지를 되찾을 수 있을까?
이 모든 질문에 답하기 위해 그리고 알고리즘에 둘러싸인 필터월드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먼저 필터월드를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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