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비만에 사용되는 약물인 펜터민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상품명 아디펙스(Adipex), 디에타민(Dietamin)으로 알려져 있는 식욕억제제입니다.
펜터민(phentermine)은 비만약 중 교감신경흥분제로 분류됩니다. 체질량지수가 30kg/m2이거나 동반질환이 있는 체질량지수 27kg/m2인 비만인에서 사용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비만약들이 그렇듯이 이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날씬해지고 싶은 사람들’이 복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펜터민은 노르아드레날린 경로(Noradrenergic pathway)에 관여하는 약물입니다.
작용기전은 명확하지 않으나 뇌 시상하부의 식욕억제 중추에서 노르에프네프린 분비를 자극하여 식욕억제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9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펜펜(Fen/Phen)이라는 복합제로 사용되다가, 심장판막 관련 부작용으로 Fen(Fenfluramine)은 FDA 승인이 취소되고 Phen(Phentermine) 단일 성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식욕 억제 효과는 강력한 편이며, 남용 및 의존 가능성이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향정신성 약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병의원에서 처방하는 양과 기간을 집계하여 통보하며, 기준에서 벗어나는 경우 병의원에 경고를 주기도 합니다.
펜터민의 흔한 부작용은 입마름(구갈), 두근거림, 불면증, 두통, 소화기계 증상 등이 있습니다.
암페타민(각성제로 흔히 알려진 약물)과 유사한 약물학적 작용을 보이므로 중추신경계 자극 증상과 혈압 상승을 일으킵니다.
커피나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음료를 드시면 혈압 상승이나 손떨림, 두근거림이 더 심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원발성 폐동맥 고혈압과 심장판막질환과의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호흡곤란, 하지부종 등 평소와 다른 증상 발생 시 즉시 투약을 중단하도록 합니다.
허가된 용법용량에 의하면 1일 1회 37.5mg을 아침에 투여하며, 4주 이내 단기간 투여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단, 최소 1.8kg 이상의 체중감량 효과가 있었다면 이 치료를 지속할 수 있다고 되어있습니다.
사실 펜터민은 매우 강력한 식욕억제 효과가 있고, 초기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감량효과가 크기 때문에 4주 투약 후에 5% 정도의 체중 감량은 되어야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통상 최대 8주까지 처방하며 (처방 4주 후 내원하여 평가-> 5% 체중 감량 성공 & 환자가 치료 지속을 원할 경우 4주 재처방) 8주 복약 후에는 3개월 이상 휴약기를 가지며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하루 한번 복약하도록 되어있지만 저녁식사시 식욕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오후에 복약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으며, 불면 유발을 방지하기 위해 오후 4시 이전에 복약하도록 설명합니다.
경우에 따라 한알을 반으로 쪼개어 아침, 저녁으로 복약하기도 하며, 두근거림이나 두통 등 부작용 때문에 하루 반알로 복약하기도 합니다. (약이 반으로 쪼개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혈압이 높은 사람에서는 처방에 주의해야 하고, 당뇨 환자의 경우 반드시 저혈당 증상에 대해 교육하고, 기존 투여 중인 약물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른 식욕억제제와 병용하는 것은 위험하며,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처방받아 복약 중인 약물이나 임의로 복약 중인 약물이 있다면 꼭 알려주셔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 펜터민의 의존성은 ‘이 약을 먹으면 금방 몇키로를 뺄 수 있어’와 같은 생각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꾸준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관리해야 하는 부분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회식, 연말 분위기, 연휴 분위기 등에 이기지 못하고 과식이나 폭식을 하면서 ‘펜터민이 있으니 금방 뺄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이런 의존이 발생하는 경우는 흔해서 펜터민을 복약하면서 효과를 봤던 환자들은 이 약을 다시 찾는 경향이 높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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