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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에 유리하도록 진화해온 인체 시스템이야말로 다이어트를 망치는 주범!
베스트셀러 《그레인 브레인》의 저자 데이비드 펄머터는 이 책 《자연은 우리가 살찌기를 바란다》를 추천하며 이렇게 말했다. “농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일대 사건으로 인해 인체의 생리학은 다른 종류의 극심한 환경적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불과 수천 년 사이에 탄수화물이 풍부한 농작물로부터 열량을 풍족하게 얻게 됐고, 이것이 마침내 인간의 식단을 지배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너무나도 급격했기 때문에 유전학적 적응이 미처 작동하지 못했다.” 즉, 인류를 풍족하게 만든 축복인 줄 알았던 농업혁명 이후 우리가 새로운 신체적 문제를 떠안게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인 리처드 존슨 박사는 환경과 유전의 불일치 속에서 작동하는 인체의 체계를 ‘생존 스위치’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동면에 드는 곰, 멀리 날아가는 철새, 알을 품어야 하는 펭귄 등 장기적으로 식량이 부족해지는 시기를 앞둔 동물들은 열량을 평소보다 훨씬 많이 섭취해 지방을 늘린다. 몸은 비상사태에 대비하며 생존 스위치를 발동한다. 그러면 열량은 지방으로 더 많이 전환되고 저장되며, 이 지방은 먹이가 없을 때 열량을 공급한다. 우리는 지방을 미워하지만 사실 지방은 열량뿐 아니라 수분도 공급하는, 동물의 생존에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요소다. 인간 역시 임신을 했을 때 이후의 수유기까지를 고려해 지방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적당한 과체중이 오래 사는 것과 질환으로부터의 회복에 유리하다는 과학적 증거가 있다. 다만 문제는 우리가 음식이 ‘모자란’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물들이 비상사태에 대비하듯 인체가 지방을 저장하도록 만드는 이 ‘생존 스위치’를 활성화하는 주범은 무엇일까?
홈스와 함께 하는 왓슨처럼, 존슨 박사가 밝혀내는 사실들을 잘 따라가보자. 그러면 우리를 더욱 건강한 삶으로 이끌 수 있는 명확하고도 과학적인 지침을 얻게 된다.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라!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올바른 지식이 필수
자, 다음의 다섯 가지 ‘다이어트 상식’ 가운데 몇 가지나 맞았을까? 내 지식이 올바른지 점검해보자.
① 내가 살이 찌는 건 많이 먹은 내 잘못이야.
② 당류는 살찌는 것과 별 상관이 없어.
③ 감칠맛은 살찌는 것과 상관없어.
④ 과일은 많이 먹어도 괜찮아.
⑤ 운동은 숨이 턱에 차도록 힘들게 하는 게 좋아.
①은 이미 비만혐오와 편견에 가득한 명제임을 알았다. 음식이 부족할 때 지방은 생존을 돕기 때문에 인체는 지방을 저장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다이어트를 하려고 할 때, 우리는 진화와 유전을 거스르는 일에 착수하는 셈이다.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니 독자 여러분도 너무 자책하지 마시기를.
②도 틀렸다! 또한 이 인식을 바로잡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저자인 존슨 박사는 생존 스위치를 활성화하는 주범으로 당류, 그중에서 프럭토스를 꼽는다. 동물들은 몸을 비상 모드로 전환하고 지방을 저장하기 위해 과일이나 꿀을 다량 섭취한다. 그것이 생존 스위치를 눌러주기 때문이다. 설탕이 값싸지고, 손닿을 만큼 늘 가까이 있기 시작한 20세기에 비만과 당뇨병이 폭증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당류는 렙틴 저항성을 늘려 음식에 대한 갈망을 키울 뿐 아니라, 당류 민감성을 높여 더 쉽게 생존 스위치를 활성화하고, 체내에서 생산되는 프럭토스의 양까지 늘린다. 즉 당 섭취가 과다하면 대사증후군의 굴레를 몇 겹이나 둘러쓰게 되는 것이다.
③도 틀렸다. 감칠맛도 대사증후군에 영향을 준다니? 이쯤 되면 억울할 지경이다. 하지만 감칠맛은 염분과 함께 생존 스위치를 눌러대는 범인이다! 염분은 체내 프럭토스 생산량에 영향을 주고, 감칠맛을 내는 글루타민산염은 프럭토스 대사의 산물인 요산의 생산을 촉진할 수 있다. 누구보다 감칠맛을 사랑하는 한국인들이 MSG가 위험한 화학물질이라는 누명을 벗었을 때 얼마나 기뻐했던가. 하지만 감칠맛을 내는 성분들은 당류나 염분보다 생존 스위치 활성화 효과가 크다. 그리고 슬퍼해야 할 사실 하나 더. 우리는 식사 때나 티비를 볼 때, 책을 읽을 때, 친구를 만날 때 등등 모든 곳에서 즐거움을 주었던 어떤 음료 하나를 영영 마시지 말아야 한다. 그게 무엇인지는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④도 틀렸다. 과일은 액상과당보다는 낫지만 애초에 동물들을 살찌게 해준 태초의 당분이다. 당연히 제한하며 먹어야 한다. 책 속에서 존슨 박사는 각 과일을 1회에 어느 정도로 먹으면 좋은지 안내한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한 운동과 식단
⑤ 운동을 힘들게 해야 한다는 명제도 마찬가지로 틀렸다. 체내에서 프럭토스가 생존 스위치를 눌러 휴식기 대사량을 줄이고 더 많은 지방을 저장하지 못하게 하려면 인체의 ‘에너지 공장’을 되살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운동은 최대 심박수의 70퍼센트 정도, 즉 누군가와 대화를 할 수는 있지만 힘든 정도의 강도로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다. 그렇게 미토콘드리아가 건강해지면 프럭토스의 영향에 덜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존슨 박사는 우리가 가졌던 잘못된 정보를 새로이 밝혀진 과학적 사실로 바로잡으며, 인체의 생존 스위치를 장기적으로 리셋할 수 있는 ‘스위치 식단’을 제안한다. 이는 키토 식단이나 팔레오 식단처럼 지키기 어렵지 않고, 단계적으로 적응해갈 수 있다.
대사증후군과 비만, 당뇨를 피하기 위한 다이어트가 인류의 유전적 조건을 거스르는 일이라면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쉬운 가이드가 필요하다. “불가능한 것을 제거하고 나면 마지막에 남은 것이 진실이라네. 아무리 그럴 법하지 않더라도 말일세”라고 했던 셜록 홈스처럼, 존슨 박사는 틀리고 불명확했던 것들을 제거하고 단순하고 명료한 진실을 일러준다. “현대인들의 선택이 우리가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이해한다면 모두가 그토록 원하는 건강 관련 목표들을 달성할 수 있도록 라이프스타일을 개선할 계기가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으로 힘을 북돋아주는 선물이다.”
저자는 Fructose 가 지방 버튼(원래대로라면 생존 버튼)을 눌러서 비만과 관련 질병들을 일으킨다고 설명합니다.
지방 스위치(switch)가 어감이 별로인데.. 왜 '스위치'를 그대로 썼는지 궁금하네요.
'발작버튼' 처럼 '지방버튼'. 괜찮았을 것 같은데 말이죠.
다 동의할 수는 없지만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습니다.
...청량음료 안에 들어 있는 프럭토스, 그리고 글루코스를 통해 생성된 프럭토스 모두 영향을 줄 것이다. 프럭토스가 그 자체로 인슐린을 촉진하지는 않지만 프럭토스가 대사되는 과정에서 생존 스위치가 활성화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난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글루코스와 인슐린 모두 만성적으로 상승된다. 따라서 관찰 의견은 똑같다. 혈당지수가 높은 청량음료는 글루코스 및 인슐린 수치 상승으로 이어지며, 글루코스처럼 혈당지수가 높은 탄수화물은 대사증후군을 유발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글루코스가 직접적으로 인슐린을 촉진해서가 아니라, 글루코스의 일부가 프럭토스로 전환되기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 대사증후군의 원인은 프럭토스다. p.162
즉, 동물과 인간 모두 프럭토스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음식 섭취가 늘어나고 대사증후군이 발생한다. 동물들이 가을에 과일과 꿀의 섭취를 급격하게 늘리는 이유는 이런 음식을 칼로리 공급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이런 음식에 함유된 프럭토스가 정상적인 체중에서 벗어나게 하고 생존 스위치를 촉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 프럭토스는 음식 섭취량의 증가를 부추김으로써 체중 증가를 유발하지만, 음식 섭취량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에도 대사증후군의 다른 특징들을 유발한다.
... 프럭토스는 렙틴 저항성을 유발하기 때문에 우리는 더 배고픔을 느끼고 결국 더 많이 먹게 된다. p.98, 101, 104
폴리올 경로를 통해 체내에서 프럭토스가 생성되는 상황은 다음과 같다.
- 글루코스 수치가 높다 (방치된 당뇨병)
- 탈수 상태
- 혈압이 낮다
- 혈액 공급이 저해된다 (심장마비)
- 산소가 희박하다 (높은 고도)
- 요산 수치가 높다
요산과 바소프레신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늘 중요했었지만, 비만의 예방과 치료의 방법으로?
책에 나오는 표들
에피카테킨-코코아에 들어있는 플라보노이드
우리가 프럭토스를 많이 섭취하면 할수록
프럭토스의 영향에 대한 민감성이 더욱 커진다.
다시 말하자면 내가 당류를 좋아하면 할수록
당류도 나를 더 좋아하게 된다는 뜻이다.
다행히 단기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면
시스템을 '재부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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