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증에 관한 오해와 진실
출판사의 책 소개 글>
오늘날 우리는 통증 과학의 전성기를 경험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통증에 대한 이해가 급변했다. 통증에 관해 그동안 알고 있던 사실이 모두 잘못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몬티 라이먼 박사가 말하듯 통증을 오해한 고통의 대가는 너무 크다. 이 책은 통증의 극단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 연구와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뇌 신경학 연구를 통해 환상통에서 만성 통증에 이르는 수많은 통증의 비밀을 파헤친다. 라이먼 박사는 지긋지긋한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인간의 의미에 대해 깊은 깨달음을 준다.
목차
1장 통증의 본질은 무엇일까 - 내 몸을 지키는 방어 시스템
2장 통증이 없는 삶은 축복일까 -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3장 통증 과학의 새로운 화두 - 관심 전환과 상상력을 이용한 통증 완화
4장 플라세보 효과는 정말 존재할까 - 기대가 예측의 효과
5장 통증의 의미는 무엇일까 - 통증의 정서적 요인
6장 고통도 즐거울 수 있다 -고통과 쾌락의 양면성
7장 통증은 왜 전염성이 강할까 - 신경 공명으로 알아보는 통증의 의미
8장 사회적 통증에 주목하라 - 마음의 통증
9장 인종, 문화, 신념과 통증의 관계 - 수용과 희망이 전하는 메세지
10장 현대 사회의 역병 - 만성 통증을 악화시키는 현대인의 삶
11장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 신경 가소성으로 밝히는 통증의 비밀
12장 새로운 희망을 찾아서 - 통증 치료의 혁명

관심 전환과 상상력을 이용한 통증 완화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최면 치료는 단지 플라세보 효과라고만은 할 수 없으며 사고 패턴에 변화를 주어 뇌가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훈련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국의 대표적 의료기술 평가기관인 국립보건임상연구소는 매우 이례적으로 과민대장증후군 치료를 위해 최면 요법을 '보완' 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2020년 10월 발표된 무작위 대조군 연구 자료에 따르면 최면 요법과 인지 행동 치료를 병행하는 최면 인지 요법은 만성 통증 완화에 매우 효과적이었으며, 최면 요법이나 인지 행동 치료를 따로 적용했을 때보다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면 요법은 불안, 불면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같은 특정 질환에서 간접적인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저자의 걱정처럼 <최면>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자 책을 계속 읽어야 하나 고민될 정도로 부정적인 감정이 들었습니다.
최면요법은 원리를 설명하기 어렵고 효과가 천차만별이며, 이중맹검으로 효과를 증명할 수도 없으니까요.
아마 많은 분들이 <Questionable> 딱지를 붙이고 있는 분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해서 미래를 섣불리 짐작해서는 안 되겠지요.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유산균이나 비타민D가 정통(?) 의학계에서 부정당했었지만 결국은 충분한 증거를 가지고 진입하게 된 것처럼요.
기대와 예측의 효과 (플라세보 효과)


뇌의 기대와 예측은 통증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이는 서양 의학의 바탕인 심신 이원론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공개 라벨 위약이 진짜 효과가 있는지는 시간이 좀 더 걸려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대 효과'로 통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일 방법은 많다. 우선 진료실의 물리적 환경이나 의사의 태도같이 긍정적인 치료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부가 서비스가 아닌 필수 항목이 되어야 한다. 또한 환자를 돌보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환자에게 신뢰감을 주고, 불필요하게 불안감을 주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으며, 긍정적인 연상작용을 강화하고, 실제적이면서 긍정적인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대 효과를 활용하는 것은 위약을 주거나 플라세보 효과로만 낫는 치료를 권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에 근거해서 병이 낫는다는 확신을 키워주고 불안감을 낮추는 것이다. 무엇보다 의료 행위를 더 인간답게 만들어서 치료를 받는 사람과 제공하는 사람 모두가 희망과 회복에 초점을 두도록 해준다.
-- 저자는 주사를 놓기 전 "따끔합니다. 금방 끝나요."와 같이 흔히 하는 말에 대해, 이는 통증이 있을 거라는 표현을 하는 거라서 환자의 긴장도를 높이고 통증을 더 강하게 느끼게 할 수 있다고 보네요. 노세보(Nocevo) 효과로 말이죠.
(노세보(Nocevo): 어떤 약이나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예상 때문에 치료 효과가 부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그렇다면 어떤 말로 사전 설명을 해야 도움이 될지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저자는 만성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노래, 춤, 종교 활동, 사회적 교류, 휴식, 명상, 태극권, 요가, 항염증성 식단, 금연, 절주, 카페인 섭취 조절, 양질의 수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안정감을 높일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신경 가소성으로 밝히는 통증의 비밀
자주 활성화되는 신경망은 더 강화되고, 쓰지 않으면 점점 위축된다. 뇌는 놀라울 정도로 신경 가소성이 뛰어나다. 환경과 경험에 따라 쉽게 변하고 유연하게 적응한다. 우리는 좋든 나쁘든 끊임없이 뇌를 재구성하고 있다. 어떤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면서 외모와 연결 지을 때, 새로운 악기를 연습하거나 운동을 배울 때 혹은 새로운 습관을 기를 때, 뇌의 신경망이 재구성된다. 만성 통증을 '습관'에 비유하면 자신이 통증을 자초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 약간 불편한 마음이 들지만, 감정과 생각이 고정되는 양상, 통증과 과다 각성의 악순환 같은 만성 통증의 상태를 잘 설명한다는 장점이 있다. 통증이 습관으로 뇌에 각인되면 초기 통증을 일으킨 원인이 사라지고 상처가 회복된 후에도 통증이 계속 남아 있을 수 있다. 중추 감작과 뇌의 재구성은 개인에 따라 복잡하고 독특한 방식으로 나타나지만 알고 보면 개념은 단순하다. 모두 위협이 되는 상황에 대한 뇌의 과잉 반응이다.
...
통증을 많이 예상할수록 뇌가 통증을 많이 생성하게 되고, 통증이 더 많이 생성될수록 통증을 더 많이 예상하게 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자기충족적 예언의 효과가 점점 증폭된다. 인간은 확증 편향에 빠지기 쉽고, 자신의 믿음을 지지하는 정보에 더 관심을 가진다. 게다가 인간의 뇌는 생존 문제에 관한 한 비관적인 성향이 강하다. 통증을 느끼기는 쉽지만 한번 느낀 통증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상처가 회복되고 몸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깨닫지 못할 때가 많은 것이다.
--만성 통증 환자들이 상당히 불편하게 느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정신적 요인'이 문제라는 식으로 읽힐 수 있네요. 저자는 통증이 신경과 뇌 회로의 문제인 <신경질환>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섬유근육통, 환상통, 복합부위통증증후군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새로운 희망을 찾아서 - 통증 치료의 혁명
만성 통증은 위험한 상황이 없는데도 신경 가소성이 큰 뇌가 더 효율적으로 통증을 생성하는 상태가 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만성 통증을 치료하는 과정도 과민해진 뇌가 덜 과민하게 반응하는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도록 느리지만 꾸준히 훈련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간접적으로는 스트레스와 염증을 줄이고 직접적으로는 통증 체계를 재훈련하는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다. 즉, 뇌가 몸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치료가 만성 통증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나는 뇌를 진정시킨다는 표현을 좋아한다.
1. 변화하기 - 운동, 호흡(5초 동안 들숨, 7초간 날숨. 들숨 때 배만 움직이기), 반신욕, 마사지, 자신감과 희망 갖기, 사람들과 관계 맺기
2. 시각화하기 - 가상 현실 기술과의 접목이 기대됨
3. 교육하기 - 통증에 대한 환자와 의료인 교육, 앱 활용(예:Curable)

원제 The Painful Truth 를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고통스러운 진실' 이겠고, 약간의 의역을 보태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 정도가 될까요. 한국어 제목을 잘 뽑으신 것 같습니다. <고통의 비밀>.
저자는 이 책이 통증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동시에 이 책을 의학적 조언으로 이해하지 말라고 당부했네요.
통증에서 벗어나는 길은 통증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연구와 임상시험들이 잘 진행되어 만성 통증에 도움이 되는 결론을 도출하게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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