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에서 좋은 포스팅을 해주셔서 담아왔습니다.
2019-nCoV는 바이러스의 이름이고, COVID-19 (코로나19)는 이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환을 말합니다.
매일 상황이 급변하는 것을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전 세계인들이 필연적으로 큰 전쟁을 한판 벌여야만 하는 모양새다. 결국에는 인간이 승리하겠지만 그 과정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보다 더 빨리 그리고 피해를 최소화하며 승리하기 위해 과학자들의 지혜와 역량을 결집해야 할 때다.
이 신종 바이러스에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라는 이름이 붙었다. 2002년에 출현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 코로나바이러스와 구조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2019-nCoV(novel Corona Virus)로도 불린다. 이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모두 7종류가 되었다. SARS는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중증 급성 호흡 증후군)의 약어이다. 단어 뜻대로 감염된 사람에게 급성으로 호흡계(기관지와 폐)에 심한 병적증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nCoV에 의한 호흡기질환을 ‘코비드-19(COVID-19, Coronavirus Disease-2019)’라고 명명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명칭하고 있으며 언론에는 주로 코로나19로 줄여서 통칭된다.
2019-nCoV는 감염자의 침이나 분비물을 통해 밀접 접촉자를 감염시킨다. 그 구조가 SARS바이러스와 유사하지만 전파 감염능력은 100~1000배가량 높다는 보고가 있다. 높은 감염능력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상황을 보면 감염자와 밀착생활을 하거나 잦은 접촉을 한 사람들이 주로 이차적으로 감염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증상이 SARS에 비해 심하지 않아 특이증상을 보이지 않는 식별하기 어려운 보균자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특성을 토대로 코로나19는 지역 전염병(epidemic)을 넘어 세계적 유행병(pandemic)으로 흘러가고 있다.
보통 바이러스는 감염기에 유전정보를 조금씩 바꿔가며 변이형태를 나타내기 때문에 언제 갑자기 ‘독종’이 생겨날지 모른다. 효과적인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이런 배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장기전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9-nCoV가 폐세포를 감염시키는 메커니즘
감염자의 침 또는 다른 분비물로 쏟아져 나온 2019-nCoV는 공기 중에 부유물로 떠 있거나 접촉물질(손잡이, 수건, 휴대폰 등)면에 일정시간 활성화된 상태로 존재한다. 만약 호흡기로 유입되는 2019-nCoV의 수가 적다면 면역세포들이 공격하여 모두 섬멸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수의 바이러스가 동시에 들어오면 면역세포 공격에도 한계가 있어 코로나19에 걸리게 된다.
▲ 2019-nCoV의 세포 침투경로 및 증식확산 메커니즘. 2019-nCoV는 섬모상피세포나 TypeⅡ 폐포상피세포를 숙주로 삼는다. 이 세포들에는 2019-nCoV가 잘 달라붙게 만드는 효소수용체(ACE2, TMPRSS2)가 다량으로 존재해 바이러스의 침투능력을 강화한다. 이후 2019-nCoV는 침투한 세포의 자원과 시스템을 탈취하여 증식하고, 감염된 세포 밖으로 분출된다.
코로나19에 심한 폐렴이 동반되는 이유는 2019-nCoV가 기관지의 섬모상피세포나 TypeⅡ 폐포상피세포(폐포 안의 2형 상피세포)를 공격하기 때문이다(위 그림). 이 세포들에는 2019-nCoV가 잘 달라붙도록 만드는 효소수용체가 다량으로 존재한다. ‘ACE2’, ‘TMPRSS2’ 등의 수용체가 2019-nCoV의 세포 내 침투능력을 강화해준다. (2019-nCoV의 세포 침투에 대해서는 김호민 IBS 바이오분자 및 세포구조 연구단 CI가 다음 리포트에서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숨을 쉬는 동안 침투한 이물질이나 병원균은 기관지의 섬모상피세포에 있는 점막에 붙는다. 섬모상피세포는 이름 그대로 다수의 섬모들을 가지고 있어, 점막에 붙어있는 2019-nCoV를 비롯한 병원균들을 입과 코의 방향으로 배출시킨다. 그러나 섬모상피세포의 섬모운동만으로 한꺼번에 많은 바이러스를 내쫒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 흡연, 먼지, 건조한 날씨, 낮은 온도 등은 섬모운동을 저하시킨다. 건조하고 추운 겨울은 섬모운동이 저하되기 때문에 코로나19를 비롯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성 감염병이 증가한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2019-nCoV가 코나 입을 통해 전파되는 것을 막는 동시에 기관지의 적당한 습도를 유지시켜 섬모운동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다른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2019-nCoV는 숙주 세포의 자원과 시스템을 탈취하여 왕성하게 증식하며 감염된 세포 밖으로 분출된다. 이때 기하급수적으로 증식된 바이러스들이 빠져나와 주변의 건강한 섬모상피세포와 TypeⅡ 폐포상피세포들로 급속히 침투한다. 감염된 세포들은 강한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 물질을 분비하며 염증세포로 변하게 된다.
TypeⅡ 폐포상피세포의 본래 기능은 계면활성제(surfactant)를 분비하여 폐포를 팽팽하게 유지하는 동시에 TypeⅠ 폐포상피세포를 통한 가스교환이 원활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2019-nCoV의 공격을 받은 TypeⅡ 폐포상피세포들이 염증세포로 변하고, 주기능을 상실하면서 폐에 염증(폐렴)이 생기고, 이에 따라 이차적 증상(열, 기침, 호흡곤란 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 몸엔 2019-nCoV의 침투와 확산을 막는 면역시스템과 폐세포의 재생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이 제대로 유지되고 작동하도록 해야 감염 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면역작용은 우리 몸의 최전선에서 바이러스를 방어하고 공격하는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다음 리포트에서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다뤄보도록 하겠다.
▲ 양명진 연구원은 공개된 GSE122960 유전정보에 근거해 성인 8명에게서 채취한 4만1082개 폐세포의 단일 세포 유전자발현을 분석했다. 2019-nCoV가 인지하는 효소 중 하나인 ACE2(가운데 그림)는 TypeⅡ 폐포 세포에서만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반면, 바이러스 단백질을 가공하여 세포 내 침입을 가속화하는 효소인 TMPRSS2(오른쪽 그림)는 폐 상피세포 전반에 걸쳐 높게 발현(붉은 점)되는 양상을 보인다.
** 기초과학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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